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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육아·저출산의 대안-공동육아] 노는 법 함께 고민하는 ‘日 육아네트워크’… 아이 셋도 거뜬

by 지킴이 posted Jun 0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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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동체의 힘’ 일본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은 육아의 책임이

오롯이 부모에게만 있지 않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 육아 현실과 정반대 말이기도 하다. 일·가정 양립의 불균형과 엄마에게만 지워진 육아 부담,

그리고 내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를 만큼 파편화된 공동체가 결국 역대 최악의 저출산으로 이어졌다.

 

서울신문은 우리보다 수십년 앞서 공동육아를 실천하고 있는 일본뿐 아니라

지역사회가 아이를 키우는 독일의 사례를 통해 한국의 사회구조를 뿌리째 흔드는 저출산을 극복할 수 있을지 들여다봤다.

지난달 공동육아의 성공 모델로 자리잡은 일본 가이즈카시와 공동육아 천국인

독일의 ‘마더센터’를 찾아 우리가 나아갈 공동육아 방향을 점검해 본다.

 

 

지난달 17일 일본 가이즈카시 중앙공민관 건물 앞에서 육아네트워크 영유아부회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춤 연습을 하고 있다. 임신 9개월째인 이누이 사오리(29·오른쪽 첫 번째)는 “엄마들과 함께 고민하고 육아 조언을 들을 수 있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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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7일 일본 가이즈카시 중앙공민관 건물 앞에서 육아네트워크 영유아부회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춤 연습을 하고 있다. 임신 9개월째인 이누이 사오리(29·오른쪽 첫 번째)는 “엄마들과 함께 고민하고 육아 조언을 들을 수 있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엄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게 정답은 아니다. 사회 공동체에서 아이를 함께 키울 방법은 없는 것인가.”

 

 

엄마만 찾으며 보채는 아이, 가만히 앉아 도와주지 않는 남편. 그 속에서 가이즈카시 엄마들이 목소리를 냈다.

1988년 가이즈카시 중앙공민관(주민문화센터) 행사에 모인 엄마들은 “공원에 가도 혼자다.

다른 엄마와 함께 육아를 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가이즈카 육아네트워크’의 시작이다.

“아들이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이에요. 요즘 심경의 변화가 있는지 학교에서 어땠냐고 물어도 대답이 시큰둥해요.

‘그냥 그렇지’ 하고 말아 버린다니까요. 숙제는 곧잘 하는 것 같은데, 괜찮은 거겠죠?” 

지난달 17일 아침 중앙 공민관에 모인 육아네트워크 초등학교부회 엄마들은 조별로 앉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다.

대화 주제는 ‘새 학기, 어떻게 할 것인가’, ‘등하굣길 안전’, ‘남녀가 함께 할 수 있는 놀이’ 등이다.

엄마들의 수다는 여기에만 머물지 않았다. “저는 밤 9시만 되면 피곤한데, 아이는 10시가 넘어서까지 안 자요.”,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를 바로 쉬게 할까요, 아니면 숙제를 시킬까요.”

 

 

지난달 17일 일본 ‘가이즈카 육아네트워크’ 회원 부모의 아이들이 중앙공민관 2층에서 엄마와 함께 체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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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7일 일본 ‘가이즈카 육아네트워크’ 회원 부모의 아이들이 중앙공민관 2층에서 엄마와 함께 체조를 하고 있다.

 

아이를 키우며 비롯된 소소한 고민이 물밀듯 쏟아졌다. 이러한 고민은 공감으로, 조언으로 되돌아왔다.

좌담회는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2시간쯤 진행했다. 가이즈카 육아네트워크엔 자녀 연령대별로

영유아·유치원·초등학교·중고등학교부회가 있다. 한 엄마가 여러 모임에 속할 수 있다. 

 

공민관 1층에 마련된 놀이방. 2층에서 엄마들이 육아 고민을 터놓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다케구치 사쿠야(2)와 다나카 히로무(2)는 정신없이 뛰어놀고 있었다.


네트워크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돌봄이 필요한 어린이는 엄마들이 당번을 정해 돌본다. 히로무의 엄마 다나카 아키코(36)가 오늘 당번이다.

네트워크 운영위원인 다나카는 “아이를 셋이나 낳을 수 있었던 건 순전히 네트워크 모임 덕분”이라고 치켜세웠다.

 

특별한 돌봄 프로그램은 없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하고 배고프면 간식을 먹인다.

‘놀이’는 가이즈카 육아네트워 크를 관통하는 핵심 철학이다.

9년 전 첫째 아이를 한창 키울 때 지인 소개로 우연히 이곳에 참여한 다나카는

‘아이와 함께 노는 것’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털어놨다.

 

“네트워크 엄마들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자유롭게 놀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요.

굳이 비싼 학원에 보내거나 장난감을 사주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자유롭게 놀게하는 것만으로도 아이가 인간으로서 자라날 토대는 만들어진다고 믿어요.”
 

네트워크의 근간인 영유아부회엔 ‘사쿠란보’, ‘모리논탄’, ‘돈구리’, ‘아린코’ 등 4개 서클이 있다.

만들어진 취지부터 남다르다. 사쿠란보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체조하자는 목적으로 만들었다.

모리논탄은 아이를 일주일에 세 차례 풀밭(森)에서 마음껏 놀리기 위한 모임이다.

현재 가이즈카 육아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부모와 자녀는 150명 수준으로 이 중 90%가 열성 회원이다.

 

          

      

 

공민관 휴관일인 수요일과 토요일을 제외하고 엄마들은 매일 이곳에 모인다. 부회별로 운영위원회를 꾸린다.

네트워크 운영에 필요한 프로그램은 운영위원회가 도맡는다.

강사 섭외나 장소 제공 등 운영비로 1년에 20만엔(약195만원) 정도 든다.

공민관은 이 정도만 지원한다. 네트워크 가입은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이곳에선 서로 ‘육아 동료’라고 불렀다.

 

공민관에서 매일 만나는 엄마들은 누구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관심을 둔다.

두 아이 엄마인 니시무라 구미코(38)는 “다른 지역 출신이라 가이즈카시가 낯설었고, 집에서 아이와 둘이서 매일 외로웠다”며 “네트워크 활동으로 다른 엄마와 교류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세 아이 엄마인 나카야마 유카(46)도 “육아 동료를 얻어 아주 행복하다.

저보다 아이를 먼저 키워낸 선배 엄마들의 얘기를 들으면 ‘우리 아이도 잘 크고 있구나’라는 안심과 위안을 얻는다”고 웃었다. 

누군가에게 이곳은 네트워크 이상의 각별한 의미였다.

두 아이 엄마 나미가와 마유미(45)는 아이와 같이 체조나 하려는 마음에 사쿠란보 활동을 시작으로 참여했다.

첫 주엔 두 번 정도였지만, 점점 참석 날짜가 늘어 이제는 매일 나온다.

아이를 키우며 무엇이 가장 힘들었냐는 질문에 그는 대뜸 눈시울을 붉혔다.

“저는 체질적으로 아이에게 모유를 줄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됐죠.

집안 어른들은 ‘모유를 주지 못하면 아이를 키울 자격이 없다’고까지 했어요.

아이에게 커다란 죄를 진 것 같아 혼자서 너무 괴로웠습니다. 여기 오고 난 뒤 많이 바뀌었죠.

‘요즘엔 분유도 좋아’, ‘나도 분유로 아이 키웠어’ 네트워크의 공감과 위로가 없었다면, 저는 아이를 키워 낼 수 없었을 겁니다.” 

글 사진 가이즈카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2018-06-05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80605014004&wlog_tag3=naver#csidx383a770b1acef3a800c6561c0cfe6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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