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정보

[독박육아·저출산의 대안 공동육아] 아이·노인 함께 어울려 지낸다… 돌봄 사각지대 없앤 ‘新가족’

by 지킴이 posted Jun 07, 2018
Atachment
첨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대안가족’ 만드는 독일

독일도 우리나라처럼 3세 이하의 아이는 가정에서 키워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영아를 위한 보육 시설은 미비했고 양육 부담은 오롯이 엄마에게 지워졌다.

‘독박육아’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엄마들이 힘을 모아 공동육아의 첫발을 내디뎠다.

1980년 ‘마더센터’가 탄생했고 전 세계로 확산됐다.

독일 내 400여개의 마더센터와 행정기관이 만든 500여개의 공동육아 시설 중 일부는 지역 사회에서

돌봄이 필요한 노인과 장애인, 이민자를 위한 공간으로 진화했다.

2006년 연방정부는 이런 마더센터를 토대로 540여개의 ‘다세대 하우스’를 세웠다.

크기와 형태가 다양하지만 아이들과 노인의 돌봄 사각지대를 없애고 세대 간 교류한다.

독일의 공동육아 모태인 마더센터를 둘러봤다.

 

 

지난달 7일 독일 니더작센주 잘츠기터 마더센터에서 아이들이 보육교사와 노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수건 돌리기’와 비슷한 게임을 하고 있다.

▲ 지난달 7일 독일 니더작센주 잘츠기터 마더센터에서 아이들이 보육교사와 노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수건 돌리기’와 비슷한 게임을 하고 있다.

 

지난달 7일 독일 최초의 마더센터 3곳 가운데 하나인 니더작센주 잘츠기터 마더센터에선

아이들이 마을 노인들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눈을 가린 채 엎드려 있던

에밀리아(4)가 일어나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누구야?, 누가 숨겼는지 모르겠네!” 

에밀리아를 둥글게 감싸고 있는 아이들은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안간힘을 쓴다.

아이들 뒤 의자에 앉아 있는 한 노인이 ‘여기’라는 입모양을 지으며 물건을 가져간 아이를 슬쩍 가리킨다.

에밀리아가 물건을 숨긴 아이를 찾아내고 아이들과 노인들은 한바탕 웃는다. 

20여명의 아이들이 2~3명의 보육교사와 함께 놀이를 하면 이곳에서 돌봄을 받는 노인 10여명이 이를 지켜본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의자에 깊숙이 몸을 기댄 채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생기로 가득 찬 아이들 모습에서 삶의 활력을 찾는다.

점심때면 아이들과 노인들은 테이블에 뒤섞여 앉아 식사를 한다.

보육교사와 보조교사가 앉아 아이들과 노인들의 소통을 돕는다.

 

 

 

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잘츠기터 마더센터는 3세 이상의 미취학 아동들을 대상으로 노인과의 시간을 갖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잘츠기터 마더센터 설립자이자 프로젝트를 기획한 힐데가르드 쇼스(74)는 “마더센터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30여년 전부터 다양한 세대가 이 곳에서 교류했지만, 한 발 더 나아가 적극적인 ‘소통의 장’을 만들어

지역 주민들에게 가족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제 막 세상을 알아가는 아이들이 노인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더 넓은 세상을 배울 수 있다고 여겼다.
 

 

에밀리아의 어머니이자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워킹맘’ 테사 겐터(37)는 “아이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

아이들과 교사만 있는 일반 어린이집과 달리 다양한 배경과 세대의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는 게 아이들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겐터는 지난해 7월 바이에른주 뮌헨에서 잘츠기터로 이사 왔다. 인근 도시에 직장을 구하기도 했지만

이곳이 아이를 키우기에 더욱 좋은 환경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정해진 시간에 아이를 꼭 데려와야 했던

뮌헨과 달리 이곳에선 조금 늦더라도 아이를 돌봐 줄 사람들이 많아 서두르거나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다섯 아이를 홀로 키우는 훔머스 니콜(38)은 9년 전부터 잘츠기터 마더센터를 이용하다

올해부터 마더센터의 전일제 근로자로 나섰다. 최근엔 맏딸(17)도 주말이면 각종 행사에서 엄마를 돕는다.

니콜은 “막내딸인 리자(4)는 어린이집이 끝나면 마더센터로 달려온다. 내가 있어서가 아니라

이곳엔 리자의 친구와 이모, 삼촌,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기 때문이다. 리자는 이곳을 ‘가족’이 있는 곳으로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잘츠기터 마더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에 2300㎡(약 700평) 규모다.

휠체어를 타거나 보행보조기를 이용하는 노인들을 위한 자동문을 지나면 왼쪽엔 카페가 있다.

아이들과 부모, 노인, 이민자, 마더센터 직원 모두가 이곳을 사랑한다. 실외 테라스까지 포함하면 100명 이상이 앉을 수 있다. 카페는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자 ‘광장’이다.

이용자들을 위한 새 프로그램에 대한 제안이나 논의는 물론 처음 방문한 사람들과의 만남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가장 바쁜 시간은 점심 시간이다. 아이를 돌보느라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없었던 엄마뿐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지역 주민들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제공한다.

마더센터 내엔 0~3세 아이들을 위한 공간과 3~6세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집이 있다. 초등학교 수업을 마친 뒤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공간, 어린이집이 끝난 뒤 보호자가 올 때까지 아이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도 따로 조성돼 있다. 2층 어린이집 외에는 모두 바깥 정원이나 놀이터로 나갈 수 있도록 동선이 짜여졌다.

독일 정부는 마더센터의 공동육아와 세대 교류를 확대하고자 2006년부터 다세대 하우스 정책을 펼치고 있다.

같은 해 잘츠기터 마더센터를 방문한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 장관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현 국방부 장관)은

세대 통합과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는 방안으로 마더센터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하고자 했다.

독일 전역에 540여개의 다세대 하우스가 생겼고, 이 기관들은 연간 4만 유로(약 5100만원)를

연방정부와 시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글 사진 잘츠기터(독일)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8 복지정보 노인학대 90% 가정서 발생 ‘고령화의 그늘’ file 지킴이 2018.06.15 3
347 [독박육아·저출산의 대안-공동육아] “가정서 시작 ‘풀뿌리 육아운동’으로 저출산 해결 실마리 찾아야” file 지킴이 2018.06.12 6
346 복지정보 [동행취재-노인요양보호사의 하루] “안타까운 어르신… 더 안타까운 요양등급제 지킴이 2018.06.11 12
345 복지정보 [경향포럼]부작용만 보고 최저임금 올리지 말자? 바보 같은 소리 file 지킴이 2018.06.11 5
344 복지정보 [독박육아·저출산의 대안-공동육아] 아빠도 공동육아 참여… 놀이도, 공부도 아이들 눈높이로 file 지킴이 2018.06.11 11
343 복지정보 [30년후 농촌이 사라진다] '먹튀 출산'에 곳간 텅텅…'인구 늘리기' 돈보다 환경 file 지킴이 2018.06.11 21
» 복지정보 [독박육아·저출산의 대안 공동육아] 아이·노인 함께 어울려 지낸다… 돌봄 사각지대 없앤 ‘新가족’ file 지킴이 2018.06.07 14
341 언론보도 전남복지재단, 복지사각 해소 온힘 file 지킴이 2018.06.07 25
340 복지정보 [30년후 농촌이 사라진다] 청년들 떠나자 생활 시설도 사라져 … 삶의 터전 황폐화 file 지킴이 2018.06.05 11
339 복지정보 [30년후 농촌이 사라진다] 인구 줄며 자생력 급감… 마을공동체 붕괴 file 지킴이 2018.06.05 6
338 복지정보 [독박육아·저출산의 대안-공동육아] 노는 법 함께 고민하는 ‘日 육아네트워크’… 아이 셋도 거뜬 file 지킴이 2018.06.05 7
337 복지정보 '삶의 질' 만족도 10점에 6.4점...4인 가구 1인보다 높아 file 지킴이 2018.06.05 9
336 복지정보 [30년후 농촌이 사라진다] 주민 44%가 65세 이상 고령… “우리 죽으면 마을 없어질 것” file 지킴이 2018.06.04 11
335 복지정보 비정규직·영세자영업자 최다…소득·고용지표 흔드는 노인 file 지킴이 2018.06.04 7
334 비혼 늘자 靑도 '발상의 전환'…"文대통령, 고심한 흔적" file 지킴이 2018.06.04 8
333 복지정보 100만원 벌어 110만원 지출…저소득가구 ‘아껴써도 적자’ file 지킴이 2018.05.31 10
332 복지정보 만 6세 미만 아동수당 다음달(6월) 20일부터 신청하세요 file 지킴이 2018.05.25 26
331 복지정보 [세상만사-조민영] 저출산, 사람과 인구 사이 지킴이 2018.05.25 21
330 복지정보 [데스크 시각-정승훈] 이런 공무원, 저런 공무원 지킴이 2018.05.24 22
329 복지정보 근육이 연금보다 강하다, 일본 노인들 매일 '헛둘헛둘' file 지킴이 2018.05.24 2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8 Next
/ 1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