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정보

[독박육아·저출산의 대안-공동육아] 아빠도 공동육아 참여… 놀이도, 공부도 아이들 눈높이로

by 지킴이 posted Jun 11,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4> 대구 안심마을 공동체

한국의 남성 유급 육아휴직 기간은 최대 52주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일본과 함께 가장 길다.

하지만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도는 10% 언저리에 머물며 OECD에서 하위권을 면치 못한다.

육아휴직 기간의 소득대체율도 32%로 가장 낮다. 아빠 육아휴직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육아휴직을 해도 되지만, 다시 돌아와서 일할 생각은 마라”라는 비아냥이 적어도 한국 사회에선 유효하다.

이는 고스란히 여성의 독박육아로 이어진다. 공동육아에서도 마찬가지다.

공동육아의 역사가 깊고 시스템이 잘 갖춰진 일본과 독일에서도 아빠의 공동육아 참여는 저조했다.

일본 가이즈카 육아네트워크에 남성은 쉬는 날에만 간신히 참여한다.

독일에서도 아빠는 전일제 근무가 많아 아이는 엄마의 손에 길러졌다.

 

지난달 26일 대구 안심마을 공동체의 공동육아 협동조합인 ‘동동 어린이집’ 아빠들이 만든 수영장에서 아이들이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있다.

▲ 지난달 26일 대구 안심마을 공동체의 공동육아 협동조합인 ‘동동 어린이집’ 아

빠들이 만든 수영장에서 아이들이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있다.

 

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아빠도 육아의 주체다. 2016년 영국 옥스퍼드대 ‘자녀양육연구소’에 따르면

아빠가 적극적으로 돌본 아이에 비해 엄마의 ‘독박육아’로 자란 아이의 우울증 위험도가 13%나 높았다.

그만큼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다행히 그 가능성을 멀지 않은 곳에서 찾았다.

지난달 26일 찾은 대구 안심마을 공동체다. 지역 내 20개가 넘는 협동조합이 뭉쳤다.

이 중 공동육아 협동조합인 ‘동동 어린이집’의 아빠들을 만났다. 

동동의 아빠들은 주말을 맞아 아침부터 아이들이 놀 수영장을 만들고 있었다.

혹여 놀다가 화상이라도 입을까 아빠들이 힘을 합쳐 비닐 차광막을 쳤다. 공동육아 공동체에선 부모끼리 서로 별명을 부른다. 동동 아빠들의 별명은 ‘어부’, ‘베리’, ‘건담’, ‘태양’, ‘꿀남’ 등이다.

별명은 자기가 하고 싶은 걸로 정한다. 아이에게 좀더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취지다.

별명으로만 부르다 보니 서로 본명을 까먹기도 한다.

어린이집 일과가 끝나면 아빠가 아이를 데리러 간다. 우리 집 애만 데리고 가는 게 아니다.

선택은 아이가 한다. 친구와 더 놀고 싶으면 그 집으로 간다. 놀다가 늦어지면 잠도 친구와 같이 잔다.

동동에서 ‘꿀남’으로 불리는 김규남(35)씨는 “우리 세대가 골목에서 자란 마지막 세대인 것 같다”면서

“이웃에서 또래와 함께 자라는 것에 향수를 가진 아빠들이 여기에 참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공동육아의 공동체 생활 초반엔 엄마는 물론 아빠의 참여도 높다.
러나 모임이 이어지고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아빠의 참여는 저조해진다.
아빠 관심사와는 거리가 먼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동동은 아빠의 참여를 독려하고자 ‘아빠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로 했다.
당구나 낚시를 하면서 쌓았던 유대감은 ‘아재 어디가’로 이어졌다. 주말마다 아이를 데리고 근교로 놀러 간다.
아이는 아이대로 놀고, 아빠는 아빠대로 둘러앉아 마을의 대소사를 논한다.
두 아이를 기르며 이곳에서 ‘어부’로 불리는 김성욱(39)씨는 “아빠도 육아의 주체로 아이와 놀면서 지내고 싶다”면서
“공동육아를 하면서 ‘육아’를 주제로 다양한 직업군의 아빠들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좋다”며 웃었다. 
 
      
안심마을 공동체 아빠들의 아지트인 카페 ‘땅과 사람이야기’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 안심마을 공동체 아빠들의 아지트인 카페 ‘땅과 사람이야기’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아이는 성장해 가면서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아진다.

다양한 아이의 욕구에 부응하고자 아빠들은 방학 때마다 ‘아빠 인문학’ 강좌를 연다.

이름은 거창하지만 실상은 소소하다. ‘컴퓨터 해부하기’와 ‘별자리 같이 보기’ 등이다.

아빠들의 전공을 살려서 아이들의 눈높이로 가르친다. 수강 계획을 짜서 올리면 아이들이 신청한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면 가차 없이 폐강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아이들의 승부욕을 자극했던 ‘바둑 두기’는 최고의 인기 강좌였다.

우리 아빠가 다른 친구의 ‘선생님’이 되는 경험은 아이에겐 커다란 자랑으로 다가간다.

아이가 달라지면 아빠도 달라진다. 아빠도 계속 아이와 함께하고 싶기 때문이다.
 

동네엔 아빠들의 아지트가 있다. 안심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카페 ‘땅과 사람이야기’다.

아빠들은 주중에 시간이 될 때마다 이곳에 모여 다양한 주제로 회의한다. 주말에 열리는 음악회엔 누구를 섭외할지,

이번 여름방학 땐 무슨 강좌를 열지 등이다.

안심마을 공동체에 속한 협동조합별로 정해진 회의 날짜가 있지만, 대개는 비정기적으로 모인다.

카페는 밤 9시면 문을 닫지만 불은 꺼지지 않는다. 아빠들의 대화가 끊이지 않아서다.

이곳에서 아빠만 육아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아빠도 육아의 당당한 주체로서 참여한다.

육아에서 소외되고 나아가 가정에서 소외되는 아버지를 바라지 않는다.

그 자신도 두 아이의 아빠이자 안심마을 공동체의 대소사를 도맡는 이형배 마을문화공작소

‘와글’ 대표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이렇게 정의했다. 

“마을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말을 ‘지역’에 한정해서 이해하면 안 됩니다.

공동체는 관계를 중심으로 꾸려지는 겁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욕구가 만나고 이를 충족해 주는 거죠.

공동육아도, 아빠들의 참여도 마찬가집니다. 마을 사람끼리 다양한 접점이 있어야 해요.

한마디로 ‘지저분한’ 관계여야죠. 그래야 공동체가 더욱 끈끈해지고 참여도 지속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글 사진 대구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0 복지정보 순회 ‘기억다방’서 커피 맛보고 치매검진을 지킴이 2018.06.21 4
349 복지정보 쑥쑥 크는 헬스케어 O2O 시장을 잡아라 file 지킴이 2018.06.21 2
348 복지정보 노인학대 90% 가정서 발생 ‘고령화의 그늘’ file 지킴이 2018.06.15 11
347 [독박육아·저출산의 대안-공동육아] “가정서 시작 ‘풀뿌리 육아운동’으로 저출산 해결 실마리 찾아야” file 지킴이 2018.06.12 13
346 복지정보 [동행취재-노인요양보호사의 하루] “안타까운 어르신… 더 안타까운 요양등급제 지킴이 2018.06.11 18
345 복지정보 [경향포럼]부작용만 보고 최저임금 올리지 말자? 바보 같은 소리 file 지킴이 2018.06.11 11
» 복지정보 [독박육아·저출산의 대안-공동육아] 아빠도 공동육아 참여… 놀이도, 공부도 아이들 눈높이로 file 지킴이 2018.06.11 17
343 복지정보 [30년후 농촌이 사라진다] '먹튀 출산'에 곳간 텅텅…'인구 늘리기' 돈보다 환경 file 지킴이 2018.06.11 28
342 복지정보 [독박육아·저출산의 대안 공동육아] 아이·노인 함께 어울려 지낸다… 돌봄 사각지대 없앤 ‘新가족’ file 지킴이 2018.06.07 14
341 언론보도 전남복지재단, 복지사각 해소 온힘 file 지킴이 2018.06.07 25
340 복지정보 [30년후 농촌이 사라진다] 청년들 떠나자 생활 시설도 사라져 … 삶의 터전 황폐화 file 지킴이 2018.06.05 11
339 복지정보 [30년후 농촌이 사라진다] 인구 줄며 자생력 급감… 마을공동체 붕괴 file 지킴이 2018.06.05 6
338 복지정보 [독박육아·저출산의 대안-공동육아] 노는 법 함께 고민하는 ‘日 육아네트워크’… 아이 셋도 거뜬 file 지킴이 2018.06.05 7
337 복지정보 '삶의 질' 만족도 10점에 6.4점...4인 가구 1인보다 높아 file 지킴이 2018.06.05 9
336 복지정보 [30년후 농촌이 사라진다] 주민 44%가 65세 이상 고령… “우리 죽으면 마을 없어질 것” file 지킴이 2018.06.04 11
335 복지정보 비정규직·영세자영업자 최다…소득·고용지표 흔드는 노인 file 지킴이 2018.06.04 7
334 비혼 늘자 靑도 '발상의 전환'…"文대통령, 고심한 흔적" file 지킴이 2018.06.04 8
333 복지정보 100만원 벌어 110만원 지출…저소득가구 ‘아껴써도 적자’ file 지킴이 2018.05.31 10
332 복지정보 만 6세 미만 아동수당 다음달(6월) 20일부터 신청하세요 file 지킴이 2018.05.25 26
331 복지정보 [세상만사-조민영] 저출산, 사람과 인구 사이 지킴이 2018.05.25 2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8 Next
/ 1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