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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대여섯 탕 기본, 사고 부르는 ‘지입 통학버스’

by 전남복지재단_교육사업 posted Jul 3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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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통학버스 안전사고 왜 되풀이되나 봤더니

 

 
하루 대여섯 탕 기본, 사고 부르는 ‘지입 통학버스’ 기사의 사진
 
A씨(48)는 서울 마포구에서 10년째 어린이집 차량을 모는 운전기사다.
노란색 칠을 하고 경광등을 단 ‘어린이 통학버스’지만 태우는 건 어린이뿐만 아니다.
오전 7시엔 먼저 등교하는 고등학생들을 태운다. 학생들을 데려다주고 나면 출근하는 직장인들을 실어 나른다.
어린이집 아이들은 다음 차례다. 오후엔 학원 가는 학생과 귀가하는 아이들을 옮긴다.
밤에는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차에 탄다. 토요일엔 결혼식 하객들을 예식장에 데려다준다.
일요일에는 교회에 가는 교인들이 승객이다.

시간을 정확히 맞춰야 하는 탓에 스케줄은 분 단위로 빠듯하다.
일정이 늦어지면 그다음부터는 무리해서라도 시간을 맞춰야 한다.
일이 끝날 때마다 승객이 두고 간 소지품이 없는지 좌석을 살피지만 급할 때는 쉽지 않다.
A씨는 일정을 가까운 곳으로 조율해 놔 그나마 여유 있는 편이다.
처음 일을 시작하는 기사들은 ‘여러 탕’을 뛰느라 말 그대로 정신이 없다.

어린이통학버스에서 안전사고를 당하는 아동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7일 경기도 동두천 어린이집 차량에서 4세 아동이 방치돼 고온으로 숨지자
정부가 ‘슬리핑차일드 체크(시동 끌 때 차량 끝 버튼 누름 의무화)’ 등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정부 정책과 여론 모두 보육교사의 책임과 차량 장치에 주목할 뿐
기사들이 사고를 반복해서 일으키는 구조에는 무관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어린이통학버스 관련 이른바 ‘세림이법’을 2015년부터 시행했다.
2013년 충북 청주에서 당시 3세였던 김세림양이 통학차량에 치여 숨진 게 계기였다.
법에는 운전자에게 운행을 마친 뒤 영·유아 하차를 확인하게 하고 교육 이수를 의무화하는 등 지침이 포함됐다.
교직원이나 보육교사, 학원강사 등도 운행 시 동행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사고는 이어졌다. 2016년 광주에서 유치원 차량에 방치된 4세 아동이 폭염으로 의식불명에 빠졌다.
같은 해 전남 여수에서는 2세 어린이가 어린이집 차량에 치여 숨졌다.
앞서 5월에도 전북 군산에서 4세 아동이 문이 잠긴 유치원 차량에 2시간 방치됐다가 지나가던 시민이 발견해 구조됐다.

일선 운전기사들은 사고가 반복해서 일어나는 근본 원인으로 어린이통학버스를 둘러싼 기형적인 노동환경을 지적한다.
현장 차량의 대부분이 명의만 회사나 원장 소유로 되어 있을 뿐 기사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불법적인 구조이기에 수익을 맞추려다 무리한 운행을 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30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어린이통학버스, 특히 영세한 사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민간 영·유아 보육시설 차량은
대개 명목상 ‘여행사’ ‘관광’ 등의 이름을 단 전세버스 회사 소속이거나 시설장과 기사 공동소유다.
이름만 빌렸을 뿐 대부분의 실질적인 소유주는 운전기사다.
시설이 차량을 직접 소유하고 기사를 전속 고용한 경우는 드물다.

이른바 ‘지입’이라고 불려온 이 관행은 엄연한 불법이지만 업계에서 일반화돼 있다.
차량을 소유했지만 총량제인 영업용자동차면허를 얻지 못한 기사와 차량 확보에 금전적 부담을 느끼는
회사·보육시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통계가 정확한 실상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교육부 조사에선 시설장이나 전세버스 회사 소유인 유치원·어린이집 차량이 3만3120대로 전체의 71%였다.
현장에선 이들 대부분이 운전기사 소유라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장 어린이통학차량의 최소 80%가 전세버스 회사나 원장으로부터 명의만 빌린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등지에서 일하는 운전기사 B씨(52)는 “어린이통학차량으로 쓰이는 승합차나 버스 가격이
10여년 새 3∼4배 뛰었다”면서 “차량 할부금과 유지보수, 유류비, 보험료와 전세버스 회사에 내는 돈을 합하면
한 달에 못해도 250만원 이상이 빠진다”고 말했다.
200만원 이상 수입을 유지하려면 못해도 매출을 400만원 이상 내야 하는 셈이다.

법으로 정해진 경광등이나 발판 등 안전장치도 120만원 이상이 들지만 기사들의 사비로 설치해야 한다.
‘을(乙)’인 입장에서 전세버스 회사나 보육시설에 요구하기도 어렵다.
기사들이 무리를 해서라도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이유다.
한 기사는 “슬리핑차일드 체크 장치가 도움은 되겠지만 현 상황에선 분명 편법이 난무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장비 도입 시 정부 지원에 대해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당장 뾰족한 수도 없다.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더라도 기사들은 차량 명의가 다른 사람인 탓에 직접 돈을 받지 못한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운전자 자격제’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지만 이처럼 자격요건을 강화할 경우 넘쳐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가 불확실하다는 반론도 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김남희 변호사는 “한국의 보육체계가 최소 비용으로 최대를 뽑아내는 구조이다 보니 발생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결국 부모들이 아이를 직접 데려다주고 데려올 사회적 노동환경이 갖춰져야 하고 도보 통학이 가능하도록 지역에 접근성 좋고 믿을 만한 어린이집이 있어야 한다”면서 “하루아침에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인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986966&code=11131300&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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